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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로는 눈먼이가 보는 이를 위로했다
 

때로는 눈먼이가 보는 이를 위로했다

-서덕석詩

자네는 늘상 그 모양일세
혼자서 천국을 독차지 하고
예수의 어깨위에 떨어진 비듬까지 보면서
느긋하게 구원의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길섶에 돋아난 제비꽃을 보고
부끄러운 꽃송이를 만드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나.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는 왕도
만족케 해 드리지 못한 하느님을
빌어먹던 한 거지가 죽어가면서
참으로 기쁘게 해 드린 사실과
하나같이 못나고
소외되고 가난한 죄인들이
예수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나.
자네는 저 하늘 높은 곳에 계신
눈부시게 빛나는 하느님만 바라보다가


땅위에서 초라하게
고난 당하는 하느님은
어째 보지 못하나.
낯 익은 예수만 따라가다가
다른 모습의 예수는 몰라보는 게 아닌가.
나는 볼 수 없는 대신에
그 분의 숨소리를 듣네만
그래도 절망은 말게
자네가 그 분을 찾으려고 휘둘러 보면
언제나 가까이 옆에 계실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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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해주러 온 사람이 도리어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임을 알았을 때
상담자가 내담자에게서 도리어 공감과 위로를 받게될 때
눈먼이가 보는 이를 위로하는 순간
보는 이가 눈 멀었음을 깨닫는 순간

주는 이가 곧 보는 이요

줄줄 모르는 이가 눈먼이라


 

/dus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