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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설] 삼십세-윤효
 
  이미 소유해버린 대상은 더이상 갈망의 대상은 아니지요. 밀착한 만큼 친숙하고 편안하지만 얼얼한 자극마저 주는 신선한 존재는 아닙니다. 차츰 보지 못했던 결함들이 숭숭 드러나기 시작하고 매혹된 고유의 아름다움에조차 둔감해져가지요. 바로 권태라는 암균이 피어 오르는 순간. 그것이 우리의 영혼을 잠식해가는 속도는 무섭도록 빠릅니다. 어쩜 이것이 최선이 아니었는지 몰라 하는 의혹이 솟고, 그로 인해 소유한 것보다 그럴 수 없었던 것들이 더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꽁꽁 붙박힌 몸을 비웃기라도 하듯 마음은 황황히 문 밖을 떠돌고, 기꺼시 힘겹게 가꾸어온 공간조차 죄 깨어버리고 싶다는 충동.
(윤희. '삼십세' 중에서)